제6장

그녀는 이번에 보험 회사를 변호하게 되었다. 원고는 의류 공장 사장으로, 창고 화재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보험사가 거부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보조 직원은 그녀가 너무 무정하다고 생각했다.

“불쌍한 사람이라고 해서 전부 불법적인 수단으로 돈을 벌려고 하면, 그때도 동정할 건가? 입 다물어. 자료 보는 데 방해되니까.”

강자연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갓 사회에 나온 풋내기는 역시 고지식하군.


점심시간, 고급 중식당.

법원에서 돌아온 강자연은 동기인 고명재에게 전화를 건 후, 곧장 이 식당으로 향했다. 권도준이 이곳에 있었다.

틈틈이 그 남자를 꼬셔서 가지고 놀 흥미를 유지시켜야 했다. 그래야 몰래 소송을 제기하러 달려가는 일이 없을 테니까.

그녀는 룸에 들어서자마자 곧장 권도준에게 다가가 아주 자연스럽게 그의 무릎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양팔로 그의 목을 감쌌다.

“권 변호사님, 점심은 드셨어요? 오늘 제 생각은 좀 하셨나?”

“일어나.”

권도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의 연꽃 줄기처럼 하얀 두 팔을 막 떼어냈지만, 그녀는 다시 그의 목에 팔을 감았다.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전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둘을 쳐다봤다!

“오전 내내 말했더니 목이 너무 마르네.”

강자연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권 변호사의 음료를 집어 들어 단숨에 마셔버렸다.

“이 음료는 왜 생과일주스가 아니에요? 다음부턴 생과일주스로 시켜요. 비타민도 보충하고, 피부에도 좋잖아요.”

말을 마친 그녀는 한 손으로 그의 허벅지 아래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주무르며, 매혹적인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CG급 미모의 여인이 갑자기 허벅지를 주무르자 권도준의 등이 살짝 떨렸다. 그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 경고하듯 꽉 움켜쥐었다!

강자연은 룸 안에 앉아 있는 지인들을 웃으며 훑어본 후, 그의 귓가에 바싹 다가갔다. 따뜻한 속삭임이 그의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자기야, 아프잖아……. 살살 좀…….”

권도준의 귀가 살짝 붉어졌지만 표정은 담담했다. 그녀의 손목을 쥔 손에 힘을 더 주며, 그는 낮고 억누르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알아서 저쪽으로 갈래, 아니면 내가 네 손을 부러뜨려 줄까?”

“제가 갈게요!” 그녀는 아파서 몸을 움찔거렸다.

권도준이 손을 놓아주자, 강자연은 그의 옆 의자에 앉더니 갑자기 그의 정강이를 힘껏 걷어찼다!

그는 그녀를 한 번 쳐다봤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반격하지도 않았다.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눈만 껌뻑이며 둘을 쳐다봤다. 지금 둘이 염장 지르는 건가?

“강자연, 그게 네 인사 방식이야? 나도 받고 싶은데.” 고명재가 일부러 말했다.

“권 변호사님한테 물어보세요. 저 이제 이분 여자거든요. 만약 이분이 절 다른 남자 품에 보내고 싶으시다면…….”

“네가 언제부터 내 여자였지?” 권도준이 차갑게 물었다.

“사무실에서 제 옷 벗긴 개가 누구였더라? 제 몸을 공짜로 구경하셨다?” 그녀가 눈썹을 치켜뜨며 물었다.

“…….” 권도준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권 변호사, 안 그렇게 봤는데, 자네가 진짜 그런 짓을 했다고? 정말이야?”

“근데, 권 변호사는 원래 여자한테 관심 없지 않았나? 갑자기 취향이 바뀐 거야?”

권도준은 그들의 놀림을 무시하고 아주 담담한 표정으로 음료수 병을 들어 잔에 따랐다.

해명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이어 잔을 들어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 오후에 재판이 있어 술은 마실 수 없었다.

동료들은 모두 그를 쳐다봤다. 대단했다. 저렇게 많은 시선을 받으면서 어떻게 저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

고명재는 다시 강자연에게로 화제를 돌리며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강 변호사, 오늘도 소송 이겼지? 변호사 수임료는 얼마나 받았어?”

강자연은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한입 먹고는 그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얼마 안 돼요. 별장 몇 채 정도.”

권도준의 눈썹이 살짝 치켜 올라갔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 중 권도준을 제외하고 모두가 우울해졌다…….

그들은 아직 이런 대형 사건을 맡아본 적이 없었다. 수십억 원짜리 사건도 쉽지 않은데, 정말 부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진짜 무정한 돈 버는 기계네! 오늘 밤 동기들한테 한턱 쏴야 하는 거 아니야?” 고명재가 다시 물었다.

“그건 좀 그렇지 않나? 난 화성 그룹 소속이고, 너희는 천지 로펌 소속이잖아. 원래 두 로펌 경쟁이 치열한데, 내가 대놓고 너희한테 한턱 쏘면 화성 그룹 회장님이 날 스파이라고 하지 않겠어?”

그녀는 음식을 먹으며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우리 천지 로펌으로 와.” 고명재 역시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였기에, 즉시 그녀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했다.

“내가 진짜 가면, 너희 아마 손가락만 빨게 될걸.” 강자연은 다리를 꼬고 앉아 아주 거만하고 얄미운 표정으로 그들을 힐끗 쳐다봤다.

그녀는 현재 화성 그룹의 시니어 파트너였고, 회장도 그녀에게 잘해줘서 굳이 이직할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권도준과 너무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다. 다시 그 때문에 감정에 휘둘려 이성을 잃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서로 가지고 노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고명재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

맞는 말이었다. 자기들 로펌에는 밥그릇 뺏어가는 권도준이라는 작자 하나로도 벅찬데, 만약 괴물 같은 강자연까지 합류한다면…….

그들은 정말 손가락만 빨게 될 것이다!


저녁.

권도준이 막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친구에게서 짧은 동영상 하나가 도착했다.

그가 영상을 재생하자, 강자연이 한 남자와 룸에 앉아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의 손은 남자의 등을 쓸어내리고 있었고, 심지어 살갑게 과일까지 먹여주고 있었다!

영상은 아마 문밖에서 찍은 듯, 안에서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그 남자는 아는 얼굴이었다. 화성 그룹의 회장, 유성진이었다.

권도준은 침대 옆 탁상으로 가 담뱃갑을 집어 들었다.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아들인 후, 자욱한 연기를 내뿜었다.

잠시 침묵하던 그는 결국 고명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두 글자를 뱉었다. “주소.”

“너 혹시 질투하냐?” 룸에 앉아 있던 고명재가 웃으며 물었다.

“헛소리 말고 주소나 보내. 낮에는 날 희롱하더니, 밤에는 다른 남자를 희롱해? 내가 호스트냐?”

“천상낙원, 615호 룸.”

권도준은 전화를 끊고 허리에 두른 흰 목욕 타월을 확 잡아챘다. 유혹적인 여덟 조각의 복근이 드러났고, 그는 긴 다리를 뻗어 옷장으로 향했다…….


그 시각, 강자연과 유성진은 막 룸살롱에서 나와 길거리를 산책하고 있었다.

“좀 괜찮아졌어요?” 그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찬바람 쐬니까 훨씬 낫네요. 유 대표님, 이제 들어가 보세요. 저도 슬슬 들어가려고요.” 강자연은 동료들이 돌린 술을 몇 잔 받아 마셔 조금 취한 상태였다.

유성진은 서둘러 가지 않고 말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그 이혼 소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어요? 상대 변호사가 권도준이라고 들었는데, 의뢰인 변호사를 바꾸는 건 어때요?”

“제가 그 사람한테 질까 봐 걱정되세요?” 강자연이 웃으며 물었다.

“강 변호사가 계속 무패 기록을 유지해야만 계속해서 큰 사건들을 맡을 수 있어요. 지금 강 변호사가 우리 로펌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라고요. 많은 동료들이 강 변호사와 권도준의 이번 대결을 지켜보고 있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니, 더더욱 움츠러들 수는 없죠. 유 대표님, 걱정 마세요. 최선을 다할게요.” 그녀가 그의 어깨를 툭 쳤다.

그들 뒤로, 멀리서부터 검은색 고급 세단 한 대가 다가왔다. 차 안의 남자는 가로등 아래에서 천천히 걷고 있는 두 사람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그녀가 남자의 몸에 손을 얹고, 두 사람이 꽤나 애매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을 보자 권도준의 침착하던 얼굴이 몇 분 더 차가워지는 듯했다.

끼익……. 차가 갑자기 두 사람 옆에 멈춰 섰다!

강자연이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권도준의 차였다.

뒷좌석 창문이 스르륵 내려가며 차갑고 잘생긴 그의 옆얼굴이 반쯤 드러났다. 차 안의 냉기가 훅 끼쳐오며 오싹한 한기를 몰고 왔다.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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